금요일 아침 일찍 출근해서 사무실 책상에 앉았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볼까 생각하고 펼친 노트에서 눈에 들어오는 글이 있어 적어본다.
우리 인생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내 마음대로 직조할 수 없어요.
시대라는 씨줄과 내 의지라는 날줄이 맞아야 해요.
살다보면 우리 뜻대로 되지 않아요.
급한 물이 밀려올 때가 있죠. 그럼 타야지 어쩌겠어요.
그러고 나서 결국 어딘가에 닿았어요.
그럼 땅버들 씨앗처럼 거기서 최선을 다해 싹을 틔워야죠.
- 박웅현
이 글은 고은 시인의 시 [땅버들 씨앗]에 대한 박웅현 작가의 해석이다.
원작 시는 아래와 같다.
땅버들 씨앗
- 고은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가
닿은 곳에서
싹 틔우는 땅버들 씨앗
이렇게 시작해보거라.
2020년 3월, 내 나이 45세, 적지않은 나날을 살아왔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지금까지 온 길도 그렇게 짧다고 생각되지는 않는 나이다. 내 나이 마흔이 넘으면서 지금까지 나는 무엇을 했나 생각이 들던 때가 종종 있었다.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고 미래를 걱정하던 시간들. 어두운 시간들이었다.
다행히 지금은 그런 시간들이 지나고, 20살에 맨몸으로 고향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대학, 대학원 공부를 마치고 거의 혼자 힘으로 결혼하고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대견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이 결코 적지 않음을 늘 기억하고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가는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
급한 물이 밀려올 때가 있었고 물살에 밀려 내려갈 때는 두렵고 힘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 여기에 닿았고 오늘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최선을 다해 싹을 틔우는 것이 오늘 내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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